혈압 콜레스테롤

나의 고혈압 체중 관리 이야기

미래를위하여 2025. 3. 27. 23:02



2021년 여름,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 결과는 제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어요. 혈압 150/95, 체중 92kg. 의사 선생님의 차가운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요. "이대로는 위험해요. 지금 당장 생활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첫 시도는 실패였죠. 인터넷에서 본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운동 루틴을 무작정 따라하다 1주일 만에 포기했어요. 그때 친구가 건넨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산에 오를 때 한 번에 정상에 가려고 하지 말고, 쉬엄쉬엄 올라야지."

그래서 제 '고혈압 체중 관리' 프로젝트는 정말 작은 것부터 시작했어요. 첫 번째로 바꾼 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였어요. 처음엔 2층까지만 걸어 올라가다가 점점 5층, 7층으로 늘려갔죠. 

식습관도 급격히 바꾸지 않고 조금씩 수정해나갔어요. 매운 떡볶이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매운 맛 대신 김밥을 선택하고, 소주 한 잔 대신 차 한 잔으로 바꿨어요. 회식 자리에서도 10년 묵은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진 못했지만, 조금씩 양을 줄이고 메뉴를 바꿔나갔어요.

가장 큰 변화는 주말 운동이었어요. 친구 추천으로 시작한 등산은 제게 놀라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처음엔 한 시간도 못 버티던 제가 이제는 서울 근교 산을 거뜬히 오르내리게 됐어요. 🏔️ 땀범벅이 되어 정상에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어떤 술자리보다 짜릿했어요.

체중 감량을 위해 시작한 요리는 의외의 취미가 됐어요. 저염식, 저칼로리 요리법을 찾아보며 직접 요리하기 시작했죠. 현미밥에 닭가슴살, 샐러드를 차리는 제 모습이 요즘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졌어요. 회사 동료들은 제 도시락을 보고 "너 요즘 왜 이렇게 건강해 보여?"라고 물어보곤 해요.

재미있는 건 체중계와의 관계예요. 처음엔 두려움으로 가득 차 매일 체중을 재고 좌절했는데, 이제는 그냥 하나의 데이터로 받아들여요. 어떤 날은 늘고 어떤 날은 줄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됐어요. 

작년 겨울,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은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너 완전 달라졌다"라는 말에 제 변화를 실감했죠. 혈압은 120/80으로 내려갔고, 체중은 76kg까지 줄었어요. 하지만 제게 더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제 몸에 대한 존중이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지난여름 강화도 자전거 여행이었어요. 과거의 저였다면 숨 차서 포기했을 코스를 즐겁게 완주했거든요. 그날 밤 텐트에서 바라본 석양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였어요. 🚲

이제 고혈압과 체중은 더 이상 두려운 단어가 아니에요. 제 일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친구 같은 존재죠. 누군가 저에게 "어떻게 이렇게 바꿨냐"고 물으면 항상 대답해요.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 없어. 작은 선택의 연속이야."

올해 목표는 서울 100km 종주 자전거 대회 참가예요. 3년 전의 제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여러분도 지금 당장 첫 걸음을 내딛으세요.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꾸준함이거든요. 건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매일매일 작은 선택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걸 저는 몸소 경험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