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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콜레스테롤

나의 20대 고혈압 관리 이야기

by 미래를위하여 2025. 3. 24.


스물셋, 대학교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 고혈압 진단을 받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젊은 나이에 혈압이 좀 높네요"라고 말씀하셨을 때, 처음에는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재측정 결과도 140/95로 나왔고, 결국 20대 고혈압이라는 예상치 못한 동반자를 얻게 되었죠.

처음에는 패닉 상태였어요. '이렇게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라니?'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온갖 무서운 합병증 이야기들만 보였고 마음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생활 습관만 잘 바꿔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말씀에 조금씩 마음을 다잡아갔어요.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소금 줄이기였습니다. 라면, 치킨, 피자 같은 짠 음식들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처음에는 모든 음식이 밍밍하게 느껴져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약 3주 정도 지나니 미각이 변하더라고요! 이제는 오히려 이전처럼 짜게 먹으면 불편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라면을 끓일 때도 스프를 반만 넣거나, 외식할 때는 "소금 적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술자리도 많았던 20대 초반, 음주 습관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물만 마시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택한 방법이 '술자리 참석은 하되, 술은 두 잔만 마시고 나머지는 탄산수로 대체하기'였어요. 처음에는 친구들의 "왜 안 마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불편했지만, 솔직하게 20대 고혈압 관리 중이라고 말하니 오히려 응원해주더라고요. 지금은 모임에 탄산수를 직접 챙겨가는 제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한 것도 큰 변화였어요. 처음에는 무리하게 헬스장 1년 등록부터 했다가 3주 만에 포기한 경험이 있었죠. 😅 그 후로는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어요. 매일 아침 15분 스트레칭, 일주일에 3번 30분 걷기로 시작했습니다. 부담 없는 목표였기에 꾸준히 할 수 있었고, 6개월 정도 지나자 자연스럽게 운동 시간이 늘어났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5일, 한 시간씩 걷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20대 고혈압 관리에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취업 준비와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혈압을 더 올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호흡 명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5분도 못 버티고 잡생각이 가득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는 10분 동안 고요하게 호흡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시험 기간이나 면접 전에 이 시간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밤 12시 이후에도 SNS를 보며 늦게 자던 습관이 있었는데, 수면 부족이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11시 취침을 목표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많았지만, 취침 1시간 전에는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루틴을 만들었더니 점점 편하게 잠들 수 있게 되었어요.

커피 섭취량도 조절했습니다. 하루에 4-5잔씩 마시던 커피를 2잔으로 줄이고, 오후 2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규칙을 세웠어요. 카페인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 후였죠. 처음에는 오후만 되면 졸음이 쏟아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적응하더라고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혈압 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일이었어요. 20대에 혈압 측정기를 들고 다닌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내 건강은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이 기록들이 병원 방문 시 의사 선생님과 상담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약 1년 정도 이런 생활 습관들을 꾸준히 유지했더니, 혈압이 125/85 정도로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물론 완전히 정상 범위는 아니지만, 약물 치료 없이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많이 좋아진 수치였죠. 의사 선생님도 "20대 고혈압 환자 중에서 이렇게 열심히 관리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칭찬해주셨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고혈압 진단이 오히려 제 삶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불규칙했던 생활 패턴이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었고, 20대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의 소중함을 일찍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고 가끔은 피자가 너무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제는 '20대 고혈압 관리'가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젊은 나이에 고혈압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꾸준한 관리와 작은 습관들의 변화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제 경험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20대는 아직 길고, 지금 시작하는 건강한 습관들이 앞으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예요! 🌱